Wave.23ㅣHeejae

2026-04-06

자유로움을 기반으로, 순간의 감각을 솔직하게 풀어내는 힙합 댄서 희재. 정해진 길 대신 스스로의 선택을 따라 이어온 시간 속에서, 그녀의 움직임은 점점 더 또렷해졌다. 좋아하는 것을 따라 쌓아온 리듬과 태도 속 이야기를 함께 따라가보자. 




인터뷰 上

HEEJAE 

 

 

융 : 먼저 간단한 본인 소개 부탁드릴게요. 

희 : 저는 프리스타일 힙합을 하고 있고, 팀 엑시엘(AXIAL) 멤버로도 활동 중인 댄서 희재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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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 : 반갑습니다(미소). 요즘 근황은 어떻게 되시나요?

희 : 요즘은 정말 매주 배틀 열심히 나가고 있고, 아르바이트도 하고, 또 최근에 월수마다 수업도 하게 돼서. 그렇게 하루하루 보내고 있습니다. 

융 : 바쁜 스케줄을 보내고 계시네요. 학교도 지금 다니고 계신가요?

희 : 저는 대학교를 안 갔습니다(웃음). 


융 : 오, 정말요? 쉽지 않은 선택이었을 것 같은데 특별한 이유가 있었을까요? 

희 : 저는 사실 예고. 서공예(서울공연예술고등학교) 출신인데, 1년 딱 다니고 제가 느꼈을 때 저랑 좀 많이 안 맞는 것 같다고 느껴서 자퇴를 했고. 대학은 처음엔 그래도 ‘가야겠다.‘라고 생각하긴 했어요. 대학교는 다를 수도 있고, 하나의 소중한 경험이 될 수 있으니까. 근데, 생각하면 할수록 뭔가 똑같이 되풀이될 것 같은 느낌? 예대도 그렇게 가고 싶은 곳도 없었고. 졸업장이 있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가기는 싫었어요. 주변에서 “아, 그래도 졸업장은 따야하지 않을까?”하는 말에 흔들릴 뻔했는데. 결국엔 ’그냥 가지 말자. 춤 열심히 춰서 결과로 보여주자.‘ 생각했죠.


융 : 멋있네요. 또, 지금 좋은 성적을 내고 계시니까. 자신을 잘 알고, 잘 선택하신 게 아닌가 싶습니다(미소). 그렇다면, 춤은 어떤 계기로 시작하게 되셨나요?

희 : 초등학생 때 친구들이 먼저 “학예회에서 우리 이 춤 춰보자.“라고 하는 거예요. 근데 제 성격이 누가 “이거 너 해볼래?“ 했을 때 거절보다는 약간 다 해보는 스타일이라. 애들이랑 그때 춤을 춰봤는데 생각보다 너무 재밌는 거예요. 그렇게 추다가 제대로 배워보고 싶어서 학원에 찾아갔던 것 같아요. 여성스러운 느낌을 좋아하다 보니까 케이팝, 걸스 힙합 위주로 배웠고. 사실, 저는 처음엔 힙합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았어요. 학원에서 힙합을 억지로 듣게 했어서, 뭔가 반항심에? 그러다가 중학교 1학년 때, 그냥 진짜 갑자기 ‘어, 나 힙합 하고 싶은데?‘라는 생각이 들어서 다른 학원에서 제대로 시작했던 것 같아요.

융 : 그럼, 실제로 처음 힙합을 배웠을 때 어떠셨는지 궁금하네요. 

희 : 생각보다 저랑 너무 잘 맞았어요. 움직임 자체가 되게 생소하고, 좀 안 맞을 줄 알았는데. 제가 너무 잘 따라 하는 거예요(웃음). 선생님들도 칭찬해 주시니까. 더 재미를 느끼면서 했던 것 같아요.


융 : 좋네요(미소). 그럼, 희재님이 선택한 힙합. 이 장르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희 : ‘자유로움’이 가장 큰 매력인 것 같아요. 노래 트렌드도 빠르게 바뀌고, 댄서마다 스타일도 엄청 다양하고. 이게 다른 장르와의 큰 차별점이 아닐까.

융 : 좋습니다. 그렇다면 춤을 출 때는 어떤 부분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는지도 궁금하네요.

희 : 개인적으로 리듬감 있는 춤을 되게 좋아해서, 리듬이 끊기지 않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요. 음악을 들었을 때 분명히 느껴지는 리듬감이 있을 거란 말이죠. 그걸 계속 이어가면서 아이솔레이션이나 제스처, 스텝을 추가하는 거죠. 또, 배틀에서는 ‘진짜 그 순간을 느끼고, 집중하자’. 그 순간에 내가 느낀 것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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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 : 너무 좋네요. 최근에 수업을 시작했다고 하셨는데, 티칭할 때는 또 어떤 부분을 중점으로 전달하시는지.

희 : 저는 지금 힙합 기초랑 프리스타일 수업, 두 수업을 하고 있는데. 기초 수업은 ‘베이직 요소의 원리를 이 친구들이 어떻게 하면 더 잘 깨닫게 할 수 있을까?’를 많이 생각하고, 전달하려고 하는 것 같아요. 동작적인 부분이 물론 있긴 하지만, 이 동작이 지금 어떤 원리로 이렇게 움직이고 있는지를 이 친구들이 알았으면 좋겠어서. 그런 쪽으로 루틴화시켜서 트레이닝시키고. 

프리스타일 수업은 좀 각자 좋아하는 노래에 많이 움직이게 하는 것 같아요. 저는 자신의 취향을 알고 추는 사람이랑 그냥 무턱대고 노래에 움직이는 사람의 춤이 엄청 다르다고 생각하거든요. 힙합에서 약간 벗어나더라도 다양한 노래에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그런 부분을 전달하려고 해요. 


융 : 너무 좋네요. 그렇다면 희재님은 자신의 움직임을 어떻게 찾고, 갈고 닦아오셨는지 궁금하네요.

희 : 특별한 계기가 있다기 보다는 진짜, 자연스럽게 좋아하는 게 뚜렷해지다 보니까. 그게 저를 만들어 낸 것 같아요. 그래서 ‘아, 이건 내 스타일이다.‘ 이렇게 생각해 본 적은 없고. 

그냥 ‘내가 좋아하는 건 이건데, 근데 이걸 왜 좋아하지?‘ 천천히 생각하다 보니까 그 답을 찾게 되고. ‘그럼, 이걸 춤에 적용시켜봐야지.‘ 하면서 확고해진 것 같아요.

융 : 자신의 스타일을 찾아야 한다는 강박이 없으셨군요. 

희 : 전혀요. 강박이 있으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그게 오히려 더 붙잡는 것 같아요. 되게 특별해야 한다는, 더 나 자신이어야 한다는 강박이 사람을 더 옥죄는 느낌? 그걸 버리고, 조급해하지 않는 게 더 좋은 것 같아요. 


융 : 현답을 갖고 계시네요(미소). 그럼, 본인의 스타일과 움직임을 언어로 담아본다면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요?

희 : ‘솔직함‘인 것 같아요. 애초에 저라는 사람 자체도 엄청 즉흥적이고, 그 순간순간을 더 소중히 여기려고 하는 사람이다 보니까. 또 그렇게 살려면 솔직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이게 춤에도 자연스럽게 적용이 돼서(미소).

 


 

인터뷰 下

FOCUS ON ME

 

 

 

융 : 솔직함. 좋네요(미소). 움직임에서의 큰 영향이나 영감은 주로 어디서 받는 편이신가요?

희 : 예전에는 진짜 다른 댄서들에게 많이 받았거든요. 근데 이 사람들한테 너무 무브먼트적으로만 영감을 받아버리니까. 약간 한 사람이 좋아지면 제가 원래 해왔던 게 다 틀렸다고 생각하고, ‘이 사람이 하는 것만 맞다.’ 이렇게 생각해 버려서 혼란이 오고, 방향을 잃었던 과정을 많이 겪어서. 요즘에는 다른 사람 영상을 일부러 많이 안 봐요. 

그래서 지금은 ‘나의 상태’에 가장 집중하는 것 같고. 예를 들어 연습하러 왔는데 내가 상태가 안 좋다. 그러면 노래 같은 것도 평소에 듣지 않던 진짜 우울한 노래 들으면서 연습하고. 완전 느린 노래에도 움직여 보고. 너무 기분이 좋고, 막 놀러 가고 싶은데? 연습은 해야겠어. 하면, BPM 빠른 음악들 있잖아요. 펑크나 디스코 같은 거 들으면서 연습하고. 그런 식으로 그냥 제 현재 상태에 영향을 많이 받고, 그걸 영감으로 춤에 적용시켜서 풀어내는 편이에요. 

그다음에는 주변 친구들이 확실히 크긴 하죠. 엑시엘 친구들한테도 영향을 많이 받고. 그 친구들이랑은 더 솔직하게 서로 춤 추면서 느낀 점도 많이 나누고,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도 알게 되는 게 많아서. 좀 갇혀 있지 않고, 열리는 계기가 됐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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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 : 그렇다면 춤 외의 시간은 어떻게 보내는 편이신가요?

희 : 저는 어릴 때부터 동아리도 다 운동 관련 활동을 할 정도로 운동을 좋아했어서. 요즘엔 크로스핏 다니고 있고요. 거의 운동하고, 집에서 쉬는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향수도 되게 좋아해서 향도 많이 찾아보고, 만들러도 다니고. 


융 : 이런 희재님에게도 슬럼프가 찾아온 적이 있는지. 

희 : 너무 있죠. 그게 저는 작년이었던 것 같아요. 약간 내면적으로 혼동이 많았어요.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원하는 춤이 뭐지?’라는 거에 대한 기준점이 왔다 갔다 해서. 되게 다양한 게 눈에 확 들어와 버려서 욕심을 부리다 보니까 더 그랬던 것 같은데. 그냥 제 스스로 만족하는 춤을 추지 못해서 되게 흔들렸죠. 작년... 쉽지 않았어요.

융 : 그랬군요. 이런 혼란은 그럼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레 해결된 건가요? 

희 : 시간도 컸고, 계속 적어보려고 했던 것 같아요. 그냥 마음속에서만 정리하면서 생각하는 것보다는 말로 표현을 하거나 스스로 적어서 표현하는 게 훨씬 좋다고 생각해서. 제가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서 그냥 진짜 정리해 보자는 느낌으로.


융 : 너무 좋네요. 그럼, 춤을 추면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언제일까요?

희 : 대스미이그 10대라는 행사가 있는데, 거기서 제가 두 번 연속으로 우승을 했었거든요. 재작년에 2연승한 그날이 가장 춤추면서 너무 벅차고, 행복했던 순간이었어요. 이 행사가 뭔가 기운이나 끌림이 좀 다르거든요. 제가 18살 때 처음 열리기도 했고. 그래서 ‘진짜 잘하고 싶다. 우승하고 싶다.’라는 마음으로 했는데, 마음에 드는 춤을 추면서 우승까지 해서 기뻤던 것 같아요. 스스로 만족했고, ‘내 스타일로 원하는 거 하면서 이뤄냈다.’라는 느낌. 


융 : 이렇게 희재님을 끊임없이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은 무엇인지도 궁금하네요. 

희 : 제가 (춤을) 선택했다는 그 사실이 원동력이 되는 것 같아요. 누가 시켜서 춘 게 아니잖아요. 제가 원해서 시작한 거기 때문에. 어떻게 됐든 간에 내가 계속해서 해내야 하는 일이고. 성격 자체가 누가 “너 이거 해.” 이렇게 시키면 제가 원하지 않는 이상, “싫은데, 안 할 건데?” 약간 이렇게 하는 사람이라. 그게 저를 계속 이끄는 힘 아닐까.

융 : 좋네요. ‘HEEJAE‘라는 댄서 혹은 ‘김희재‘라는 사람으로서의 목표나 꿈이 있다면요?  

희 : 고등학생 때까지는 좀 결과적인 측면의 목표가 되게 많았어요. 근데 지금은 어떤 걸 달성하고 싶다는 큰 꿈이나 목표가 있는 편은 아니고. 그냥 진짜 하루하루 몸 안 다치면서, 원하는 방향으로 계속 나아가자는 마음이 큰 것 같아요. 어쨌든 간에 제가 계속해서 도전하고, 열심히 하면 결과는 자연스럽게 따라올 거라고 믿기 때문에. 

융 : 그렇다면 인간으로서 원하는 모습은 있으신지. 

희 : 저는 자기 줏대가 좀 확실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런 사람들을 보면서 진짜 많이 매력을 느끼고. 멋있다고 생각해서. 누가 옆에서 뭐라고 하든, 자신의 생각을 밀고 나가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융 : 이미 그런 분이신 것 같은데요(미소). 이제 어느덧 마지막 질문이네요. 춤추는 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자유롭게 부탁드릴게요.

희 : 진짜 남 눈치 절대 보지 말고. 자기가 원하는 거나 좋아하는 게 확실히 있다면 그렇게 추고, 나아가세요. 그리고 약간 소신 발언이긴 한데. 힙합 댄서분들이 좀 다양해졌으면 좋겠어요. 저는 매주 배틀을 나가기도 하고, 한 분 한 분의 춤을 다 보는 편인데. 항상 볼 때마다 되게 퀄리티도 흐름도 다 좋은데, 너무 비슷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아요. 

물론, 그렇지 않은 분들도 많으시지만. 씬 자체가 너무 정형화된 움직임을 추구하고 있는 느낌이라. 좀 더 다채로워지고, 자유로워지면 좋겠어요. 그래서 뭔가 저도 더 배틀에서 이 갈고 하는 것 같고. 진짜 내가 뭘 원하는지 보여주고 싶어서. 예술에는 답이 없으니까. 진짜 마음대로 자유롭게 원하는 것을 하셨으면 좋겠어요(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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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림 속에서도 스스로를 정리하며, 다시 자신의 감각으로 돌아온 희재. 그녀에게 춤은 선택이자 끝까지 이어가야 할 이유이며, 가장 큰 원동력이다. 앞으로 만들어갈 또 다른 솔직한 리듬이 더 많은 이들에게 닿기를, 그 길 위에 따뜻한 응원과 사랑이 함께하길 바란다.

 

 

기획 및 편집ㅣ유영매거진

인터뷰이ㅣ희재